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인공지능(AI)으로 목소리를 복제한 딥페이크에 대응하기 위해 유럽연합(EU) 지식재산청(EUIPO)에 목소리 상표권을 신청했습니다. 로이터 보도를 인용한 AI Times에 따르면 신청은 현지시간 5일 이뤄졌으며, 현재 심사 중입니다.
신청서에는 멜로니 총리가 이탈리아어로 “Io sono Giorgia Meloni(나는 조르자 멜로니입니다)”라고 두 번 말하는 4초짜리 음성 파일이 담겼습니다. 이 문구는 2019년 정치 집회에서 사용한 구호이자 2021년 출간한 자서전의 제목입니다. 상표권 등록이 승인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이미 퍼진 가짜 영상과 음성
멜로니 총리를 흉내 낸 콘텐츠는 이미 유통된 바 있습니다. 이탈리아 소셜미디어에는 그가 투자 상품을 홍보하는 것처럼 만든 가짜 영상이 퍼졌고, 복제 음성이 정치 광고에 쓰이기도 했습니다. 과거에는 속옷 차림으로 침대에 앉아 있는 것처럼 조작한 이미지가 실제 사진인 양 유포됐습니다.
멜로니 총리는 온라인에 콘텐츠를 공유하기 전에 진위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해 왔습니다. 2024년에는 자신의 얼굴을 사용해 만든 AI 딥페이크 음란물을 온라인에 게시한 혐의로 사르데냐 남성을 고소했습니다.
상표권이 막아 주지는 않는다
상표권이 승인돼도 AI가 목소리를 복제하는 행위 자체를 자동으로 차단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기사에 인용된 법률 전문가들은 등록된 상표를 근거로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콘텐츠 삭제를 요구하는 등 기존 개인정보 보호 규정 외의 법적 대응 수단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효과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탈리아 디지털미디어 관측소의 지아니 리오타 소장은 딥페이크가 삭제된 뒤 다른 형태로 다시 등장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이번 신청이 실제로 얼마나 많은 복제 콘텐츠를 줄일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왜 중요한가
이탈리아 소셜미디어 이용자에게는 멜로니 총리의 목소리나 얼굴이 나오는 영상도 진짜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상표권 신청은 플랫폼에 삭제를 요구할 법적 근거를 더할 수 있지만, 승인 여부와 실제 삭제 효과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