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의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은 재생에너지 공급 능력을 활용해 데이터센터를 유치하고, 브라질 데이터를 자국 안에서 처리·저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25일 현지시간 대선 재선 확정 뒤 첫 연설에서 미국과 중국의 AI에 계속 의존하지 않고 브라질 자체 AI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데이터센터 시설 일부를 브라질 정보의 처리와 저장에 쓰도록 해야 한다는 뜻도 강조했다.
룰라는 디지털 경제와 녹색 경제를 새 임기의 투자 우선 분야로 제시했다. 수학·공학 교육과 인재 양성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연설에서 투자 금액이나 새 데이터센터의 건설 규모, 전용 태양광 발전소 확충 목표를 내놓지는 않았다.
세제 혜택에는 조건이 붙는다
이번 구상은 브라질이 마련한 데이터센터 특별세제지원제도, Redata와 맞물린다. 9월 15일 제정된 법률 제15.504호에 따라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새로 짓거나 기존 시설을 현대화·확장하는 기업은 세제 지원을 신청할 수 있다. 대상 시설에는 클라우드·고성능 컴퓨팅과 AI 모델 학습·추론에 필요한 데이터 처리 시설이 포함된다.
지원은 장비 구매나 수입 때 PIS/Pasep, Cofins, 공산품세 등 일부 연방세 납부를 유예하는 방식이다. 법정 의무를 이행하면 유예 세금에 영세율을 적용할 수 있다. 대신 시설 전체 전력 수요를 재생에너지나 저배출 발전원으로 충당해야 한다. 기업은 전력 구매계약을 맺거나 자체 발전설비를 이용할 수 있다.
지원 기업은 원칙적으로 데이터 처리·저장 서비스 공급능력의 최소 10%를 브라질 내수시장에 제공할 수 있도록 확보해야 한다. 이 의무는 혜택을 받은 장비 구매액의 10%를 연구개발·혁신 사업에 추가 투자하는 방식으로 대체할 수 있다. 별도로 장비 구매액의 2%도 브라질의 연구개발·혁신 사업에 투자해야 한다.
전력 공급이 실제 투자 규모를 좌우할 수 있다
브라질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높은 편이다. 브라질 에너지연구공사의 6월 국가에너지수급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전력 공급의 86% 이상이 재생에너지였다. 지난해 태양광 발전량은 88.1TWh로 전년보다 24.7% 늘었고, 풍력 발전량은 116.5TWh로 8.2% 증가했다.
브라질 광업에너지부와 에너지연구공사가 26일 발표한 에너지 수요 전망은 데이터센터의 연간 전력 소비가 2036년 30TWh에 이를 것으로 봤다. 데이터센터와 전기차, 수전해 수소 시설을 합친 신규 대규모 수요는 약 47TWh로 전망됐다. 데이터센터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요해 투자 위치와 규모가 전력망 접속 용량, 송배전 설비와 공급 신뢰성에 좌우될 수 있다.
왜 중요한가
브라질에서 데이터센터를 짓거나 확장하려는 기업은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전력 전량을 재생에너지나 저배출 발전원으로 충당하고 연구개발 투자 등 의무도 지켜야 한다. 국내 이용자를 위한 처리 용량을 확보하도록 한 조항은 브라질 안의 데이터 서비스 확대를 뒷받침할 수 있지만, 실제 투자 규모와 이용료, 일반 이용자가 체감할 변화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