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이 기업공개(IPO) 뒤에도 창업자들이 주요 의사결정을 통제하고, 창업자가 사망하거나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 권한을 이어받을 후보를 미리 지정하는 지배구조를 마련했습니다. 후보 명단은 일반 주주에게 공개하지 않습니다. 로이터와 더 버지는 앤트로픽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상장 신청서에 이런 내용이 담겼다고 보도했습니다.
핵심은 공동 창업자 7명이 세운 별도 법인 ‘앤트로픽 파운더스 LLC’입니다. 이 법인이 주주총회 의결권의 50.1%를 갖도록 해, 상장 후 외부 투자자가 늘더라도 창업자들이 의결권 과반을 행사할 수 있게 했습니다. 앤트로픽은 AI 안전 조치가 단기 수익이나 주가 압박에 밀리지 않도록 하려는 취지로 이 구조를 마련했습니다.
후계자는 CEO가 아니라 의결권을 잇는다
창업자는 자신이 사망하거나 직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될 때를 대비해 후보를 최대 10명까지 우선순위에 따라 지정할 수 있습니다. 다른 창업자들의 승인이 필요하고, 명단은 법원 명령 같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일반 주주에게 공개되지 않습니다. 후보 가운데 상위 8명은 앤트로픽 또는 연구·교육·공익 기관에서 최소 3년 일하는 등 정해진 경력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후계자가 물려받는 것은 CEO 자리가 아닙니다. 창업자들의 의결권을 행사하는 조직의 구성원 자격이며, CEO를 선임하는 권한은 이사회에 남습니다. 또 창업자들의 특별 의결권은 일정 조건에서 사라지도록 설계돼 있어, 후계자들이 통제권을 무기한 유지하는 구조는 아닙니다.
신탁도 이사회 구성에 관여한다
앤트로픽은 ‘장기이익신탁’에도 이사회 과반을 선임할 권한을 줬습니다. 창업자들이 회사를 떠난 뒤에도 AI 안전과 공익을 고려하는 인물이 회사 결정에 참여하도록 하려는 장치입니다. 이 권한 때문에 앤트로픽은 나스닥 규정상 ‘지배기업’으로 분류돼 일부 독립적인 기업 지배구조 요건을 면제받을 수 있습니다.
이 구조는 일반 주주의 영향력을 제한합니다. 법률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AI 안전성 검증을 줄이라고 압박하는 일을 막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봤습니다. 반면 AI 개발에 큰 비용이 드는 만큼 앤트로픽이 수익성 압박에서 실제로 자유로울지는 불확실합니다. 실적이 나빠질 경우 주주들이 제한된 의결권에 반발할 가능성도 제기됐습니다.
왜 중요한가
앤트로픽 주식을 보유하거나 상장 뒤 투자하려는 사람은 회사 의결권의 과반이 창업자 측 법인에 있고, 후계자 명단도 공개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이 구조가 AI 안전 조치를 지키는 데 실제로 효과가 있을지, 수익성이 악화될 때 주주 반발을 견딜 수 있을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